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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시즌 개막...철강·화학·건설업종 '맑음' 전자·반도체는 '흐림'

172개 상장사 추정 영업익 30조로 한달전比 소폭 개선

화학업종 영업익 53% 급증...조선업종은 흑자전환 예상

中업체 저가 공세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익 크게 줄듯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 시즌이 개막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실적 시즌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경험한 조선 업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안정세로 화학·정유·건설 업종이 부진을 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전자·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가 3곳 이상이 추정한 172개 상장사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을 종합한 결과 30조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예상했던 30조8,214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한 달 전 29조1,767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수치다.

실적이 가장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업종은 화학·건설·조선 업종이었다. 화학 업종은 지난해 1·4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8,233억원보다 53% 늘어난 1조2,5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SK이노베이션·S-OIL 등이 속한 석유 및 가스 업종도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2조1,8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 상승이다. 증권가는 1월 바닥을 친 유가가 최근 배럴당 40달러까지 오르면서 S-OIL의 영업이익을 3,40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9% 상향 전망했고 SK이노베이션의 추정 영업이익도 16% 오른 5,891억원으로 내다봤다.



조선 업종은 전체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은 올 1·4분기 각각 779억원,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계상됐다. 삼성중공업의 예상 영업이익 역시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올 1·4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을 실현한 만큼 조선 업종 전체로는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면서 “이미 실적은 바닥에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상승하면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자 및 반도체 분야는 지난해 8조9,22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6조6,660억원으로 25%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의 저가 전략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과 SK하이닉스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며 LG디스플레이는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증권사들의 예상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4,623억원이지만 ‘갤럭시S7’이 선전하고 있어 실제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 시즌에는 경기 민감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의 수급과 지수를 좌우하는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종목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경기 민감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 1·4분기에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철강·화학·조선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김연하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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