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건 구시대적 행동이다. 오픈소스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인 ‘오픈 BCI ’를 사용하면 오직 생각만으로 스마트폰과 로봇, 심지어 친구의 팔다리도 조종할 수 있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과 인공두뇌학(cybernetics)을 가르치는 조엘 머피 교수는 제자인 코너 루소마노와 함께 펜타곤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후원한 BCI 프로젝트에서 오픈 BCI의 첫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시제품에 사용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던 2014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확보한 종잣돈으로 두 사람은 ‘울트라 코텍스(Ultra cortex)’를 완성했다. 3D프린터로 인쇄한 399달러짜리 뇌전도(EEG) 헤드셋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99달러에 판매되는 회로기판 ‘갱글리언(Ganglion)’을 내놓았다.
울트라 코텍스의 전극이 착용자 인체의 전기신호를 기록하면 갱글리언이 이 신호를 컴퓨터에 전달함으로써 뇌파로 기계장치를 조종할 수 있다.
이를 DIY 프로젝트화한 것이 바로 레고 블록처럼 손쉽게 제작 가능한 오픈 BCI다. 이를 활용하면 뇌파나 얼굴 표정으로 기계장치나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다. 원한다면 착용자의 뇌 활동 관찰에 활용해도 된다.
현재 오픈 BCI는 웹사이트(openbci.com)에서 사전 예약 주문할 수 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이니 만큼 나만의 헤드셋을 3D프린터로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오픈 BCI 응용 사례
1 프랑스 파리 소재 파스퇴르연구소의 신경과학자 기욤 뒤마는 뉴로피드백 연구를 위해 오픈 BCI를 활용, 뇌파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 BCI 몬트리올이 주최한 해커톤 대회에서 캐나다와 네덜란드 참가팀이 다른 사람의 팔 근육에 전기자극을 가할 수 있는 DIY형 인간-인간 인터페이스에 오픈 BCI를 사용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팔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3 영국 에식스대학의 박사과정생인 다비드 발레리아니와 아나 마트란 페르난데스가 오픈 BCI를 활용해 윙크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앱을 개발했다.
뉴로 피드백 (Neur of eedback) - 뇌파를 통제하는 바이오피드백 기술.
BCI - Brain Computer Interface.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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