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 등 일정 시기가 되면 저축은행들은 높은 금리의 예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습니다. 초저금리 시대에 돈을 맡길 곳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상품이 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특판 상품을 내놓다 보니 제 살 깎아 먹기식 특판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저금리 예적금금리 기조가 저축은행까지 퍼지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이 여전히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어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은 최고금리 연 5%대의 ‘웰컴 체크플러스 m-정기적금’을 내놨고 KB저축은행은 1년 만기 연 3.4% 금리의 ‘KB착한e-plus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OK저축은행도1년 만기 기준 금리 2.3%의 정기 예금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OK저축은행 상품의 경우 일주일만에 완판될만큼 인기가 높았습니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가계신용대출금리는 24.94%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24.69%로 0.25% 떨어졌습니다.
대부업 금리인하 정책으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저축은행 대출금리 공시 강화 규정까지 이달중에 시행되면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대마진 외에 이렇다 할 수익처가 없는 저축은행에게 대출금리 하락과 고금리 예적금 특판의 금리 차이는 고스란히 수익 감소로 이어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제 살 깎아먹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연말 특판이나 이벤트성 특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수익 감소를 감내하면서도 특판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강화와 P2P, 크라우드펀딩 등 핀테크업체의 등장으로 수익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고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량고객들을 지키기 위해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특판 상품을 내놓는다”며 “방카슈랑스, 상품권 판매 등 비이자수익으로 손실을 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비이자수익을 통한 손실 상쇄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저축은행의 비이자 손실은 404억원 증가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 규정을 강화하는 등 저축은행을 보는 우려의 시선이 늘어난 만큼 저축은행들은 무리한 특판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