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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금융에 대한 투자는 저금리 기조에서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하는 기관투자가의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 금융리스 또는 운용리스라는 투자방식을 활용해 구조에 따라 채권 대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투자자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리스 종료시점까지 임차인(항공사)으로부터 사전 약정된 리스료를 받음으로써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기금 및 보험사 등 대체투자 영역으로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국내에 항공기 금융에 대한 투자가 처음 도입될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대부분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투자대상이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졌던 셈이다. 그 이후 리스 형태의 항공기 투자방식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후순위 투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분형식의 투자로까지 확대됐다. 항공기 금융 투자의 매력을 국내 기관투자가가 인식하기 시작한 셈이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임차인의 재무적 건전성이다. 리스료를 지급하는 항공사들이 부도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부도 발생 시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려다. 전 세계의 상당수 항공사는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국가의 재무적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절차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 동안에는 재무적 건전성이 확보된 중동 지역 우량 항공사의 항공기 도입 건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항공사를 고려할 때 단순히 신용등급 또는 재무비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실 대형 항공사 중 신용등급을 직접 조회할 수 있는 곳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편도 아니다. 이는 항공기 도입 및 정비소 설립 등 초기투자 비용이 큰 항공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즉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 산업이라는 특이성과 함께 워크아웃 상황에서도 리스료는 우선적으로 지급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공사의 신용등급 문제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기는 어렵다.
오래전부터 항공기에 투자한 글로벌 금융기관과 기관투자가는 항공사의 신용도보다 항공기 자산의 가치 및 유동성을 면밀히 살펴본다. 실제 프랑스의 국적기인 에어프랑스와 호주의 국적 항공사인 퀀터스의 신용등급은 사실 투기 수준이다. 이처럼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및 항공기 자산에 대한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투자구조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검토해본다면 더 넓은 투자 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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