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인터넷·전화·이메일 등을 통한 주류 통신판매는 안되고 대면 거래만 가능하다. 하지만 적발이 쉽지 않은 탓에 이번처럼 대규모 단속이 이뤄진 적은 거의 없었다. 특히 대부분의 와인 소매점들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택배나 퀵서비스로 보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이번 단속에 백화점·대형마트에 입점해 있거나 독립 매장을 운영하는 와인숍 등 쥬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매점을 겨냥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문 소매점을 대상으로 주류 통신판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주류를 유통해선 안된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심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세청이 어느 때보다 주류 통신판매를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힌 이상 와인업계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A 와인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국세청이 인터넷을 통해 주류를 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통신판매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선 이후 본사 차원에서는 개인 고객에게 택배 배송을 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소매점에서는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택배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이번 단속을 통해 국세청이 통신판매 원천 차단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소매점의 주요 판로가 막히면서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인업체가 입점된 유통업체들 역시 주류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와인·양주 등 단골 고객층이 두터운 주류의 경우 공공연히 와인 배송을 해왔는데 이번 단속으로 전화와 방문을 통한 택배 서비스가 불가해졌다”며 “큰 손인 고정 수요층에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차단됐다는 점에서 업체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괄적인 단속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B 와인업체 관계자는 “주류는 무게가 많이 나가 직접 들기가 부담이 되는데 매장에 찾아와 주문한 뒤 배달해달라는 것도 제제를 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또 “치킨이나 중식 등 배달요리 주문 시 술을 같이 배달하는 경우나 전통주의 경우 통신 판매가 일부 허용되는 경우 등 주종에 따른 통신 판매의 형평성도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윤경환·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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