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가 본격적으로 연금을 받는 시기인 오는 2020년부터 고령층의 소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고령층의 가처분 소득 확대를 위한 금융상품 활성화하고 헬스 케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문이다.
산업연구원은 11일 ‘베이붐세대의 은퇴로 인한 고령층 소비구조 변화’ 보고서를 내고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세대와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연금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2012년부터 일본의 내수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며 “만일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사한 경로를 밟는다면 베이비붐 세대가 연금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고령층의 소비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비붐세대는 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로 약 728만3,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총인구기준 대비 14.4%를 차지한다. 산업연구원이 주목한 점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것.
조현승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는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축적된 자산이 베이비붐 이전 세대보다 높을 뿐 아니라 연금 가입비율도 이전세대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국민연금통계연보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50~59세의 국민연금 가입비율은 58%로 10년 전 동일한 연령(50~59세)의 가입비율이 46%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혜자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의 단카이 세대가 기존의 고령층과 같이 돌봄이나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를 주도하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령층 소비에 불을 붙이기 위해 제도적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산업연구원이 꼽은 3가지는 △금융상품 활성화 △헬스케어 서비스 규제 완화 △고령층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등이다.
조 연구위원은 “자산이 많더라도 경상소득이 없으면 자산을 소비로 전환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은퇴자들이 많다”며 “은퇴 이후 연금 수령시기까지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주택연금 등 역모기지의 가입조건을 완화하고 상품종류를 다양화해 은퇴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고령층은 개개인에 따라 소비 및 생활 패턴이 크게 다른 만큼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기업은 상품개발, 정부는 정책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