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관리 소홀로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소규모 펀드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기로 한 가운데 감축실적을 놓고 자산운용사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키움투자운용·한국투신운용·삼성자산운용 등은 우수한 감축 성과를 나타낸 반면 하나UBS·한화·대신자산운용 등은 감축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당분간 신규 펀드 등록이 제한된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는 458개로 전체 공모 추가형 펀드(2,009개) 대비 22.8% 수준으로 줄었다. 소규모 펀드 비율은 금융당국이 줄이기로 한 목표치인 19%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6월 기준 비중(36.3%)보다 13.5%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소규모 펀드의 비효율성과 관리소홀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설립 후 1년이 지난 공모 추가형 펀드 중 50억원 미만의 펀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공모 추가형 펀드를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 52곳 가운데 27곳이 소규모 펀드 목표비율(19%)을 충족했지만 25곳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키움투자운용이 소규모 펀드 46개를 정리해 실적이 가장 좋았고 한국투신운용(34개)·삼성자산운용(30개)·미래에셋자산운용(22개)·하이자산운용(21개) 등이 뒤를 이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25곳 중 12개사의 소규모 펀드 비중은 19~30%이고 나머지 13곳은 30%를 초과했다. 이들 가운데 소규모 펀드가 가장 많은 곳은 하나UBS로 61개에 달했다. 한화자산운용(32개)·대신자산운용(18개)·IBK자산운용(15개) 등도 소규모 펀드가 많았다.
금융위는 감축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25곳 중 정리실적이 미흡한 17개사에 대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신규 펀드(공모추가형) 등록을 제한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산업 신뢰 회복을 위해 소규모 펀드 정리를 발표된 계획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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