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일본 규슈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른 현지 기업의 생산설비 피해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피해 규모와 지역이 과거 대지진과 비교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전날 지진으로 구마모토에 위치한 소니의 CIS(CMOS 이미지센서) 생산 라인에 일부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니의 CIS는 주로 애플 아이폰에 공급되고 있는 만큼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CIS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으로 소니는 글로벌 CIS 시장 점유율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니는 2009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CIS를 공급해오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소니의 CIS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애플 아이폰에 장착되는 카메라모듈 공급에도 연쇄 피해 가능성이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외신 등에 따르면 소니는 해당 공장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설비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메모리 생산공장은 이번 지진 피해 지역과 거리가 먼 히로시마와 요카이치 등에 위치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영향이 극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전일 종가와 같은 가격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규슈 지진은 국내 면세점 관련주들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이날 호텔신라(008770)는 전일 대비 3.60% 상승한 6만9,100원에 거래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도 6% 넘게 뛰어올랐다. 최근 일본으로 몰려들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규슈 지진의 여파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여행 감소 우려로 제주항공(-2.71%)과 한진칼(180640)(-3.10%), 티웨이홀딩스(004870)(-1.33%) 등 저가항공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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