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북구 효문동에 있는 대길(대표 김길자·사진)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의 산업피복용 세탁물을 처리하는 작업복 세탁전문기업이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철저한 품질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작업복 세탁업계의 발전을 선도해온 기업이다. 1999년 울산시로부터 모범 경제인상을 수상한 김길자 대표는 2000년 중소기업청장 표창에 이어 2009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을 정도로 지역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설립 초기만 해도 자동화 설비의 대량세탁기술은 국내에 전무하다시피 했다. 독일과 일본의 최첨단 설비를 도입했지만 적합한 세제와 사용조건을 찾고 기계별 특성을 이해하기까지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각종 기름때와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된 수많은 작업복을 대량으로 세탁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하루에 세탁하는 작업복만 무려 1만 여벌에 달하지만 자칫 세탁 불량이 발생할 경우 이를 바로 잡는 비용은 원가의 2~3배 이상이 소요된다. 기술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이 고객불만에도 불구하고 얼룩이 제거되지 않은 작업복을 그대로 납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해 세탁단가는 이미 바닥을 칠만큼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최상의 세탁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경비절감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 시장이다. 대길은 당장의 손해는 감수하더라도 고객만족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최상의 품질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무료로 제공되는 많은 양의 수선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경쟁업체들의 끊임없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 가까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하여 현대그룹의 작업복 세탁을 도맡아온 비결도 결국에는 원칙과 고객중심의 품질경영에서 비롯된 셈이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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