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는 전기차에 이어 전기로 가는 ‘하이브리드 선박’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이 하이브리드 선박에 특화한 해외 에너지 기업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말 캐나다 에너지 기업인 ‘코버스에너지’와 하이브리드 선박용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었다.
코버스에너지는 하이브리드 선박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업체로 여태까지 총 30㎿ 규모의 선박용 ESS를 납품했다. 코버스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선박 50여척에 우리 ESS를 설치했고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선박은 올해 안에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선박은 평소 화석연료를 사용하다가 강한 파도를 견디기 위한 자동위치 제어와 항구 내 저속 운항, 대기 상태에서 배터리를 활용하는 전기 선박이다. 조선·해운 업계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 때문에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비용이 급증하면서 하이브리드 선박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코버스에너지는 지난해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인 스타토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는 전 세계 모든 선박에 대해 지난 2015년 이산화탄소 10% 감소를 비롯해 이후 5년마다 10%씩 탄소배출을 줄이는 규제 로드맵을 세웠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신규 선박은 운항이 금지되는 강력한 규제정책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이면 현 디젤 선박으로는 선박에 적용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선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LG화학은 방수와 방염·방진 성능을 크게 강화하며 관련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선박은 해상에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전기차보다 배터리의 성능·안정 기준이 훨씬 까다롭다. 기존에 전기차용으로 생산하던 리튬이온 배터리는 물에 접촉할 경우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해상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전기 선박에 탑재하는 배터리는 아직 소규모지만 점차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노르웨이 ‘아이데스빅’사로부터 친환경 하이브리드 해양작업지원선 ‘바이킹퀸’의 배터리(650㎾) 공급 업체로 선정되며 전기 선박 시장에 진출했다. 실제 바이킹퀸호의 경우 LG화학의 배터리를 채용한 ESS 덕분에 기존 대비 연료비를 18% 절감하면서 이산화탄소, 산화질소(NOx) 등 환경오염물질도 25% 감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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