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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일본發 대형 악재...수주 가뭄 조선업 설상가상

日 미쓰이 수천억대 발주사업 연기

다른 프로젝트도 무산 우려 불거져

초대형에탄운반선(VLEC)의 모습. /사진제공=일간조선해양




국내 주요 조선소가 뛰어들었던 수천억원대 일본발 대형 선박 발주 사업이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시장 불황으로 다른 대형선 프로젝트도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수주가뭄을 겪는 한국 조선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은 최근 수주전에 뛰어들었던 초대형에탄운반선(VLEC) 건조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본 미쓰이와 중국 정유화학회사 SP케미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에탄을 수입하기 위해 함께 추진하던 이번 사업은, 1단계로 VLEC 2척을 건조하고 2단계에서 추가 선박을 발주하는 프로젝트다. VLEC는 대당 1억2,000만달러(약 1,380억원)에 이르는 대형선으로 업계는 전체 사업 규모가 최소 4,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에탄을 중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를 얻지 못하면서 발주가 중단된 것으로 안다”며 “한 척의 배가 아쉬운 국내 조선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측은 “이번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선업계에선 미쓰이의 VLEC 발주 중단에 이어 해외에서 추진 중인 다른 VLEC 건조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염려도 확산하고 있다. 조선 전문매체인 트레이드윈즈는 “지난 2년간 추진 중이던 VLEC 사업들이 유가하락 때문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일부 VLEC 건조계획은 성사되지 못할 것이란 루머가 퍼지고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인도 릴라이언스로부터 수주한 VLEC는 국내 조선업계의 새 먹거리로 개발하는 다양한 대형선 가운데 하나다.



대형 선박 발주계획이 잇따라 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세계 경기침체와 저유가 장기화로 극도의 수주절벽에 시달리는 한국 조선사들의 앞날은 더욱 위태로워졌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4분기에 단 9척만을 수주하며 2001년 말 이후 15년만에 한 자릿수 선박수주 실적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조선사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 계열사들만이 6척을 따냈을 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제로(0)’였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임직원들의 일감을 지키기 위해 해외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한 15만톤급 수에즈막스 탱커 2척을 이달 초순 옥포조선소로 이관하며 간신히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조선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중복되거나 부실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조선사간 통합 등을 핵심으로 한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3년 동안 빅3에서만 임직원 4만~5만명이 일터에서 밀려나는 대대적 인력 감축 파고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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