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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 이재경 삼성증권 SNI사업부 상무] '예탁자산 15조원' 삼성증권 SNI사업부의 성공비결

“SNI는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롤모델 추구 고액 자산가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시죠”



이재경 삼성증권 SNI사업부 상무가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삼성증권 SNI 전담점포의 고객 상담실에서 포즈를 잡았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특화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서비스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이 서비스를 전담하는 SNI사업부가 관리하는 고객 예탁자산 규모만 해도 무려 15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한 최상위 부유층 고객들이 모여든 덕분이다. 삼성증권 SNI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이재경 상무(사업부장)를 만나 특별한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저희 삼성증권 SNI사업부의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이냐고요? 바로 고객들입니다.”



삼성증권 SNI사업부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다른 금융회사나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강점은 과연 무엇일까. 그게 궁금해서 가장 먼저 질문을 던지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재경 상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객’에게 공(功)을 돌렸다. 물론 SNI사업부의 자산관리 상품이나 고객을 응대하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들의 서비스 역량도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다수의 우량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진정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단순한 겸손의 표현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이 상무가 오랫동안 자산관리 서비스 분야를 담당하면서 체험적으로 깨달은 결론이다.

이 상무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고객 풀(Pool)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분들이 스스로 자산을 증식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볼까요. 저희 고객 중에 어떤 분은 시가 총액이 수백억 원 남짓한 코스닥 상장기업 오너였는데, 어느 날 보니 시가총액이 수천억 원으로 불어나 있는 거예요. 그분이 저희 SNI사업부에 맡긴 예탁자산은 자신의 회사 지분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저희 예탁자산도 덩달아 늘어난 거죠. 저희 SNI사업부 고객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금세 알 수 있는 명망가들이 꽤 많습니다. 또 유명하지는 않지만 인품이 훌륭한 부유층 고객들도 많아요. 수준 높은 자산가 고객들이 많다 보니 그분들이 또 다른 우량 고객을 소개해주는 경우도 자주 있답니다.”

삼성증권은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부유층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선구적인 시도였다. 당시 국내 금융권에서는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 · PB)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었다. 주요 은행들과 증권사들이 잇달아 개인자산관리 전담 조직을 만들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나섰다.

삼성증권 SNI사업부 소속 프라이빗뱅커가 고객과 상담하고 있는 모습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관리 사업 성장시켜

그런 흐름 속에서 삼성증권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부유층 자산관리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갔다. 통상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단기 이익을 중시하는 편이다. 고객들의 주식매매를 최대한 늘려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 때문에 장기적인 사업전략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부유층 자산관리 시장의 잠재력과 성장성을 믿고 뚝심 있게 투자를 해왔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서 삼성증권 자산관리 서비스의 위상이 단연 돋보이게 된 배경이다.

이재경 상무는 말한다. “삼성증권은 삼성 브랜드의 가치에 걸맞게 SNI 서비스를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롤모델’로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단기투자 상품을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등 고객 이익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고객들의 자산증식을 이뤄내, 그 결과로 수수료 수익을 증대하자는 게 큰 방향이자 목표입니다. 그런 이유로 SNI사업부는 주식 판매 비중이 현저히 낮은 반면 채권, 펀드, 대체투자, 외화현금, 금, 상속 관련 상품 등의 판매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주식과 그 외 상품의 판매 비율은 대략 30대70 정도예요.”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부유층 자산관리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SNI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SNI의 고객이 되려면 예탁 금융자산이 최소 3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삼성증권 SNI사업부의 고객은 약 900명이다. 이들이 예탁한 자산 총액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15조원에 달한다. 고객 1인당 평균 예탁자산이 약 166억원인 셈이다. 현재 SNI사업부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는 모두 35명이다. 이들 프라이빗뱅커가 전담하는 고객 수는 평균 30명 안팎이다. 아울러 개개의 프라이빗뱅커들이 관리하는 고객 예탁자산 규모는 적게는 1,500억원대에서 많게는 1조원에 육박한다. SNI사업부 소속 프라이빗뱅커들은 삼성증권의 최정예 인력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재경 상무는 말한다. “저희는 삼성증권 지점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로 꼽히는 직원들을 데려와 SNI사업부 프라이빗뱅커로 기용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고객들을 응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최고의 인력을 선발해야 합니다. 제가 늘 고민하는 화두가 프라이빗뱅커들의 고객 응대 역량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법에 관한 거예요. 이들의 역량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SNI사업부가 발전하기 때문이죠.”

이재경 상무는 고객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 · 전문성 · 감동’이 3대 서비스 원칙

SNI사업부는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니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SNI 서비스의 3대 원칙이 ▲신뢰(Credibility) ▲전문성(Professionalism) ▲감동(Impression)이다. 최고의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신뢰와 감동을 얻는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현재 SNI사업부는 고객 개개인에게 전용 종합자산관리상품(랩어카운트)을 제공할 뿐 아니라 세무, 법률, 부동산, 해외자산,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의 모든 분야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SNI 어드바이저리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IB(투자은행) 서비스 제공을 위한 IB 컨설팅 전담 조직도 별도로 두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SNI사업부는 최근 비상장기업의 유동성 확보 수요와 SNI 고객들의 투자 수요를 연계시키는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우량 비상장기업의 오너나 최고경영자와 SNI 고객들의 미팅 자리를 주선해 투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 SNI사업부는 카카오가 상장하기 전인 2013년에 카카오 직원들의 주식 유동화 수요를 파악해 고객들에게 신탁상품으로 판매한 바 있다. 그 후 2014년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방식으로 우회 상장하면서 카카오 주식을 사들인 고객들은 상당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재경 상무는 말한다. “요즘처럼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는 기대만큼 투자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저희 SNI사업부는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찾아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량 비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IB 상품 모델을 개발한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죠.”

삼성증권 SNI사업부는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한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증권 IB사업본부와 업무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유수 증권사들과 미국, 영국 등 외국계 리서치 업체 등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 덕분이다. 해외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삼성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먼저 ‘딜’을 제안해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경 상무의 머릿속은 항상 고객만족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일상적인 화두다. 하지만 아무리 PB 업무의 베테랑인 그일지라도 900명에 달하는 VIP 고객들을 일일이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 상무는 직접 고객들을 응대하는 프라이빗뱅커들의 자질과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조만간 선보일 예정

그는 말한다. “저는 SNI사업부장으로서 직원 관리에 업무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프라이빗뱅커들의 실력 편차가 고객 응대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직원들이 어떻게 고객을 대하느냐에 따라 고객들의 만족도와 수익률도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요즘 ‘사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 자산관리를 해주는 인공지능 로봇)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2년 전쯤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준비해왔습니다. 조만간 SNI 고객들을 대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첫 선을 보일 겁니다. 저는 SNI사업부 직원들의 역량과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을 결합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수익률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 SNI의 특별한 서비스들

SNI사업부 고객의 상당수는 기업 오너나 고위 임원들이다. SNI사업부는 이들 고객을 위해 가업승계, 기업 인수합병 등 경영이슈에 관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업 오너와 대표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울러 SNI 어드바이저리 그룹으로 불리는 전문가들이 SNI 서비스 전담 점포 3곳에 상주하면서 프라이빗뱅커들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주식, 세무, 법률, 부동산 등 자산관리 이슈에 관해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있다.

SNI사업부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고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양질의 세미나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투자시장에서 활약하는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투자전략 세미나도 열고 있으며, 각 업종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초대해 설명회를 갖기도 한다. 이밖에 각종 이벤트나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이 고품격 문화, 레저 활동과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NI 브랜드의 의미

SNI 브랜드는 영어로 ‘Special, Noble and Intelligent’, ‘Samsung & Investment’, ‘Samsung & I’ 등의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SNI 브랜드의 심벌마크는 ‘황금의 문을 지키는 그리핀(Griffon)’을 형상화한 이미지다. 그리핀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로서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 앞다리에 사자의 몸통과 뒷다리를 가진 모습이다.

이재경 상무는…

이재경 상무는 국내 프라이빗뱅커 1세대로 꼽힌다. 그는 1990년대 초 국내 부유층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 씨티은행에서 프라이빗뱅커로 경험을 쌓았다. 2002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후에는 자산관리사업부, PB교육팀, 테헤란로 PB지점장, 펀드리서치 파트장을 거치며 삼성증권의 프라이빗뱅킹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다. 그는 2005년 삼성증권 사상 첫 여성 지점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솔직하자’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고객, 직원, 나아가 누구에게든 솔직하게 대하고 어떤 상황이든 솔직하게 직시하고 대응하자는 마음가짐을 담고 있어요. 고객들은 똑똑한 척하는 것을 안 좋아해요. 진실하고 솔직한 태도를 좋아하죠. 바로 그런 데서 신뢰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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