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는데, 정부는 양보다 질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원금을 처음부터 갚아나가고, 대출 심사 때는 갚을 능력, 즉 소득을 더욱 깐깐히 보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상환부담이 커지고,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발걸음은 더 늘어났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잡니다.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우리나라 가계대출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약 1,141조8,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중 저축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금액은 약 1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1.2%를 차지했습니다.
2013년만 해도 이 비중은 0.96%였는데, 2년 새 0.24%p 불었습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시중 은행의 대출 심사가 깐깐해진 탓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대출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과 3으로 플러스였지만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3, -6으로 떨어졌습니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많다는 뜻입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을 좁히는 사이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늘렸습니다.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0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내내 플러스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 다시 6으로 반등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38.48%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기업대출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 60% 선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지난해 60.04%)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기업 대출보다 가계대출 비중이 더 높습니다. OK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은 지난 회계연도(2015년 7월~12월)에서 가계에 빌려준 대출금 비중이 각각 66.7%, 50.11%였습니다.
다음달 부터는 수도권에서도 소득심사를 깐깐히 하고,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아야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됩니다.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또 한번 높아지는 만큼 저축은행을 향한 서민들의 발걸음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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