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가 대표 브랜드 ‘하이트’를 새로 단장하고 맥주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선다. 하이트 고유의 품질과 가치는 유지하되 젊은 세대를 겨냥한 ‘부드러운 목 넘김’을 앞세워 오비맥주 ‘카스’에 빼앗긴 아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000080)는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공법을 적용한 3세대 하이트 ‘올뉴하이트’를 공개했다. 올뉴하이트는 알코올도수가 기존 하이트와 같은 4.3%이지만 80여년에 이르는 하이트맥주 양조기술을 집약해 풍미와 품질을 업그레이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생산공정에 첨단 공법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2세대 하이트는 영하 1.5도로 제조하는 ‘빙점여과공법’을 적용했지만 신제품은 맥아 숙성부터 병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영하 2.5도로 유지하는 ‘엑스트라콜드공법’이 쓰였다. 전 공정에 살얼음이 얼 정도의 냉장 기술을 도입해 라거맥주 본연의 깨끗한 맛을 살려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의 강점이었던 부드러운 목 넘김도 더욱 개선했다. 원료인 맥아 호프의 비율을 최적으로 조합해 불필요한 쓴맛은 덜어내고 업계 최고 수준의 풍미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마케팅 슬로건으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원샷엔 하이트’를 내걸었다.
김진국 하이트진로(000080) 연구소장은 “이번 3세대 하이트는 브랜드 정체성을 제외하고 원료, 공법,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 변신을 시도했다”며 “인기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활용해 젊은 세대 공략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000080)가 하이트를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2014년 4월 2세대 하이트를 출시한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하이트진로(000080)는 맥주 시장의 절대강자인 카스와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2위 자리에 그치고 있다. 카스를 넘어서려면 기존 하이트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000080)는 2012년 오비맥주에 20년 만에 맥주시장 1위를 내준 후 4년 연속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2006년 하이트진로(000080)와 오비맥주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각각 58%와 42%였지만 2012년 44.3%와 55.7%로 역전됐다. 최근에는 30% 중반대까지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몰트생맥주 ‘맥스’와 에일맥주 ‘퀸즈에일’ 등을 선보였지만 주력인 하이트가 카스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하이트진로(000080)의 가장 큰 고민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000080) 대표는 “3세대 하이트는 수입맥주 공세와 탄산주 열풍에 맞설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신제품을 앞세워 올해 맥주 시장점유율 40%대를 탈환하고 내년에는 반드시 절반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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