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일본 등에 꽤 뒤처져 있어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한국 과학기술은 연구개발(R&D), 논문 건수, 특허 등록 수 등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정부 및 민간) 비중은 4.29%로 세계 1위다. 한국에 이어 이스라엘(4.11%), 일본(3.58%), 핀란드(3.17%), 스웨덴(3.16%), 덴마크(3.05%), 중국(2.05%) 순으로 높았다.
한국의 R&D 투자액은 605억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다. 미국이 4,569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2,118억달러), 일본(1,649억달러), 독일(1,099억달러), 프랑스(638억달러) 순이었다. 중국은 2001년 한국의 R&D 투자액을 추월한 뒤 격차를 꾸준히 벌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쫓기는 처지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2014년도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를 보면 한국 AI 소프트웨어 기술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할 때 75.0으로 중국(71.9)에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중국이 과거 우리 과학기술 발전과정을 답습하며 양적 팽창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단기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SCI논문 건수는 1981년 세계 44위에서 2014년 12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5년 주기 SCI논문 1편당 피인용 횟수는 같은 기간 1.4회에서 4.9회로 늘어 세계 평균의 89.7% 수준에 도달했다. 피인용 상위 1% SCI논문 수는 2004년 150건에서 2014년 458건으로 3배 넘게 늘어 세계 13위를 기록 중이다. 특허를 살펴보면 미국·일본·유럽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특허 등록 수는 2014년 기준 세계 4위다. 표준특허 보유 건수는 2015년 기준 5위다.
다만 우리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에 비해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높지만 절대 투자액은 크게 뒤처진다. 1981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R&D 누적액을 1로 보면 미국은 15.4, 일본은 7.4에 해당한다. 과학기술 논문 수는 급증했지만 정작 ‘쓸 만한’ 자료는 찾기 힘들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한국의 SCI 전체 논문 건수 대비 피인용 횟수는 세계 31위에 불과하다. 최종배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은 “정부 R&D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특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질적 수준을 높이는 작업에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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