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성장이 주춤하면서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정유사는 저유가와 수요확대 속에 눈부신 이익을 내고 있다. S-OIL이 올 1·4분기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정유사들도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 발표에 나선 S-OIL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3% 증가한 4,914억원이라고 21일 밝혔다. 유가 하락으로 제품 단가가 낮아지며 매출액은 21.6% 급감했지만 소비가 급증하며 정제마진이 개선돼 이익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은 14.3%로 2004년 4·4분기(14.5%)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정유 부문의 비중은 72%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비정유 부문이 55.3%로 더 컸다. 윤활기유나 파라자일렌(PX) 같은 비정유 부문의 실적이 눈부셨기 때문이다. S-OIL의 한 관계자는 “윤활기유 영업이익률이 39.2%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으며 PX는 지난해 생산설비 개선으로 가동률이 110%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S-OIL은 2·4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권역 내 정유설비 보수가 예정돼 정제마진이 유지되고 미국과 유럽의 고품질 윤활기유 수요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22일과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다음달 실적을 공개하는 GS칼텍스 등도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천억원대 실적을 신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정유 부문 실적과 설비고도화 정도에 따라 지난해 대비 개선 정도는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SK이노베이션 1·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6,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12억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에서는 9,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전망하는 가운데 긍정적인 분위기가 관측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4분기 영업이익(3,030억원)을 다소 웃도는 실적을,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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