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잡이 원양어업기술, 통일벼에서 포니 자동차를 지나 스마트폰까지….’
1945년 광복 이후 현재까지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상을 정의하면 이렇다. 굶주림을 이기기 위한 과학기술에서 시작해 앞서 가는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았고 이제 선진국보다 더 먼저 과학기술을 선도해가고 있다. 과학자들이 흘린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21일 한국과학기술원(KIS)에서 열린 제49회 과학의 날과 61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원로 과학자들에게 “발전의 뿌리가 돼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이들이 마련한 과학 기반 위에 국가 연구소 기업의 개발 연구가 뒤따르면서 과거 먹고 사는 데 직접 연관이 있는 과학기술에서부터 선진국을 앞서 나가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었다.
1950년대 굶주림을 해소해준 대표적인 과학기술은 참치잡이 기술이다. 6·25전쟁 이후 1950년대 후반까지 원양어업의 기술이 전혀 없었다. 이와 관련한 첫 시작은 바로 긴 줄에 여러 개의 낚기를 매단 어구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시 국립수산과학원을 중심으로 어구 개발에 집중한 결과 당시 선진국 대비 0%였던 기술 수준은 90%까지 늘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준 과학기술에는 통일벼도 있다. 1960년대 쌀밥 구경하기 어려웠던 시절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기 시작해 쌀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1977년 통일벼 개발로 1조3,892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유인했다는 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명이다.
앞서 가는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본격적으로 추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개발해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자동차 기술이 전혀 없어 외국 자동차 제조사의 부품을 조립하는 데 머물렀던 한국이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986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기업들이 힘을 합쳐 D램 메모리를 개발하면서 반도체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1988년에는 삼성전자가 최초의 국산 아날로그 휴대폰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자체개발이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활성화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28년간 지속적으로 소형화·경량화를 거쳐 스마트폰 갤럭시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향상한 것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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