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고된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의 회사채가 위기를 맞았다.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한 한진해운(117930)의 회사채 가격은 급락했고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대상선(011200)의 회사채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회수에 나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의 내년 6월 만기 예정인 5년물 회사채 ‘한진해운(117930)76-2’의 가격이 장내에서 전날보다 14.58%(863원) 떨어진 5,051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가(1만원)의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표면이자(5.90%)의 12배가 넘는 75.851%까지 치솟았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원리금을 못 받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내년 5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4년물 ‘한진해운(117930)78’도 전날보다 21.03%(1,549원)나 폭락한 5,812원에 마감했다.
한진해운(117930)은 이날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해 회사채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117930)이 올해 만기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오는 6월 1,900억원, 9월 310억원에 이른다.
현대상선(011200)의 회사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회수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이 지난 2013년 5월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발행한 약 1,304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EB) 중 절반 이상이 교환 대상인 KB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된 것. 이에 따라 현대상선(011200)의 EB 잔액은 지난해 말 1,000억원선에서 현재는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EB는 주당 4만2,700원에 KB금융의 보통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이날 종가(3만5,900원)로 교환할 경우 손해는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으로 교환한 것은 현대상선(011200)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자금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손해를 보더라도 자금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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