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M은 지난 2003년에 설립된 베트남 대형 증권사다. 영국계 운용사 드래곤캐피탈(30.9%)과 호치민시정부(29.5%)가 대주주다. 주식중개, 자기매매, 인수금융 등 3대 부문의 수익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주식중개 서비스 분야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30%)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조건으로 약속한 자본시장 개방 촉진과 관련해 금융권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증권사 인수합병 등을 통해 현재 81개에 달하는 증권사를 30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주석과 총리 등 2016~2020년까지 임기인 새 지도부가 선임되면서 금융권 구조조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수 축소는 HCM 같은 대형 증권사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1·4분기 기준 HCM의 주식중개 시장 점유율은 13.7%로 2위를 기록했다. 1위 증권사의 점유율은 14%로 실제 차이는 거의 없다. HCM은 최근 리서치 서비스와 외국인 기관투자가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어 조만간 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HCM은 설립 이후 6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동(약 621억원)의 자본금을 증자해 자본안정성과 수익성을 강화했다. 현재 정관자본금은 1조3,000억동으로 설립 당시보다 25배 넘게 확대되며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20개 증권사 가운데 5위를 차지하고 있다.
HCM은 이달 말에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 추가 발행과 배당금 지급, 파생상품 준비, 외국인 지분율 인상, 연간 실적 목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연말 파생시장을 개장할 계획으로, HCM은 파생시장 참여 조건을 충족한 소수 증권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혜를 직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7월부터 주식 일중 재매매가 허용되면서 HCM과 같은 상위 증권사의 수익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가도 매력적이다. 지난 20일 기준 HCM의 주가는 2만8,800동으로 최근 3개월간 8.7% 상승해 같은 기간 VN지수 상승률(7.3%)을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가(4만200동)에 비해서는 30%가량 낮은 상태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높은 수익성에 더해 외국인 보유 한도 확대 기대 등 호재가 많아 관심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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