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찾아가는 미니 백화점’을 목표로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오픈한 패션잡화 전문점 ‘엘큐브’가 개점 한 달을 맞아 순항하고 있다. 백화점을 외면하는 20~30대의 발길을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불황기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5일 롯데백화점은 홍대 엘큐브 1호점이 지난달 25일 개점 이후 한달간 약 10만 명의 고객을 유치하고, 8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밝혔다. 구매 고객은 2만여 명으로 목표 대비 140% 초과 매출을 올렸다.
특히 20~30대 고객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등 젊은 층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 중 20대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서 평균 연령대를 확 낮춘 젊은 매장을 구현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전체의 30%로 나타나 외국인이 즐겨 찾는 명동 본점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홍대에 모이는 20~30대와 자유여행에 나선 버링하우(20~30대 유커)을 주 고객으로 모으며 국내외 젊은이를 위한 쇼핑장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을 떠나는 젊은 고객을 찾아 이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들이 원하는 매장을 꾸려낸 점이 주효했다”며 “외국인 비중도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 전문점 출점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점 브랜드 중 가장 매출이 높은 매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를 전시·판매하는 ‘라인프렌즈’였다. 홍대 상권의 유일한 라인프렌즈 캐릭터 매장으로 유커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점 등 작용했다. 화장품 편집숍인 ‘라 코스메티끄’는 매출 2위였다. 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는 젊은 브랜드를 한 데 모아 유행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인 점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커다란 눈 모양이 포인트인 잡화 브랜드 ‘플레이노모어’도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워 3위에 올랐다. 유명 디저트인 ‘키스더티라미수’의 경우 1층 외부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꾸며 거리 명소로 부상했다.
롯데백화점은 엘큐브 1호점에 기존 홍대 상점들과 겹치지 않도록 본점에 있는 브랜드 21개를 입점시켰다. 패션의류·잡화·캐주얼·화장품 등의 브랜드 경계를 허물었고, 보고 즐기는 체험형 매장을 구현했다. 롯데 측은 “홍대 2호점을 시작으로 패션 잡화점, 생활·리빙 전문점, 렌탈숍 등 다양한 전문점을 지역 상권에 맞게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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