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가 굿프렌즈를 통해 장애인 고용에 나서고 있다. NHN엔터는 판교 정보통신(IT) 기업 가운데 첫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세우고 지난 2월부터 10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4월부터 사내 카페를 본격 영업하고 있다.
신체적 불편함을 고려해 회사에서는 4시간씩 오전/오후 근무하도록 하고 있으나 직원들은 더 일하고 싶다는 반응이다. 처음으로 갖게 된 직장에 대한 기쁨 때문이다. NHN엔터의 이우람 노무사는 “장애 직원들 중에는 한 시간 넘게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하는 분도 있다”며 “힘든 내색 없이 집보다 회사에 오는 걸 더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
장애 직원을 고용하면서 카페의 주문방식이 바꿨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 직원을 배려해 터치스크린과 진동벨을 구축했다. 주문하려는 음료를 터치스크린에서 선택한 뒤 사원증으로 결제하면 되는 방식이다. 지난 1일 영업을 시작한 초반에는 제대로 주문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답답하다는 사내 직원들의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직원들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을 고용해 과거 출근 시간 점심시간에만 운영하던 카페의 영업시간이 늘어났고 커피의 맛 또한 좋아졌기 때문이다.
굿프렌즈에 바리스타로 채용된 지체장애 3급인 박소민(22·사진) 직원은 “평소 커피 만드는 걸 좋아하는 데 정규직으로 이렇게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카페라떼를 제일 잘 만드는 데 한 직원이 잘 마셨다며 초콜릿 선물을 줘 뿌듯했다”고 강조했다.
NHN엔터는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월급과 정년 보장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 ’와 손잡고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 김정호 씨가 설립한 베어베터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커피 만드는 교육을 제공하고 취업까지 알선해주고 있다.
NHN엔터는 오는 5월 여름맞이 신음료를 선보이기 위해 장애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고 향후 장애인 고용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정연훈 NHN엔터 총괄이사는 “표준사업장을 시작한 초기 단계지만 변화된 제도에 만족하는 직원이 훨씬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지금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취업의 기회와 근무에 대한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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