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약자로 여기고 도와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업 현장 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평등한 조건에서 여성 창업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27일 서울 반포동 팔래서 호텔에서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불평등의 평등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여성 전용으로 마련된 정책들이 여성 기업인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창업 시장 내 여성 기업들이 충분히 자리 잡아 소수에서 벗어날 때까지는 기한을 정해두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청장이 그동안 이야기 해온 ‘여성 칸막이 정책 없애기’ 에 대한 여벤협의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여성벤처협회는 공공조달시장 내 규제로 인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방 중기청에서 공공조달 구매상담회를 열 때 실무자 선에서 해당 지역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둔 적이 많아 제품을 선보일 수 없었던 기업이 많다”며 “우수한 혁신 제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지역 제한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청장은 “지역사회의 효용 증진이 존립 목적인 지역 도청들을 제외한 공공기관에 대해서 전국 기업을 대상으로 구매상담회를 열도록 지원하겠다”며 “올해에는 지방 중기청에서 여는 여성 기업 전용 구매상담회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여성 칸막이 정책을 없애는 대신 여성 기업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청과 여성벤처협회는 창업 한지 3~7년이 지난 기업들에 성장 사다리 정책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공유했다. 중소기업청은 현재 설립 3년 이내 초기 창업 기업에 배분된 예산 비중을 75%에서 50%로 줄여 창업 후 3년 이상 된 기업들이 데스밸리에 빠지지 않도록 정책 포트폴리오를 바꿀 예정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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