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생인 슝이팡은 중국을 넘어 글로벌 미래 산업의 스타 ‘촹커(창업자)’다. 창업 2년 만에 이항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론 업체로 성장시킨 ‘젊은 혁신가’다.
이 때문일까. 이항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슝이팡은 서울경제신문이 오는 5월11일부터 이틀 동안 개최하는 ‘서울포럼2016’에 참여하기에 앞서 28일 가진 사전 e메일 인터뷰에서도 혁신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슝이팡은 우선 “우리는 이동의 혁명을 꿈꾼다”며 패기 넘치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항과 다른 드론 업체들과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누구든지 쉽게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추는 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 팀 멤버들은 이동 시스템의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꿈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카피캣’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싼 가격에 모방해서 성장하는 중국 업체들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독창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이항은 혁신을 위해 다른 기업의 어떤 것도 카피하지 않았다”면서 그 예로 스마트폰 조종 방식을 꼽았다. 그는 “이항은 스마트폰 컨트롤에 특화된 첫 드론 제작업체”라면서 “주요 드론 업체인 DJI나 3D로보틱스는 ‘라디오 주파수 컨트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의 동력은 숱하게 부서진 드론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조종하기 쉬운 드론을 만들기 위해서 숱한 실험이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드론들이 부서져 나뒹굴었다. 그는 “우리는 자체적으로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실험한다. 실험 과정에서 망가진 수많은 드론들이 성공으로 가는 길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드론의 사이즈를 키우는 일은 힘겨운 도전 과제였다. 이 역시 자체 연구개발로 해답을 찾아냈다고 슝이팡은 설명했다.
“꽤 큰 사이즈의 드론의 경우 프로펠러가 문제였습니다. 프로펠러를 더 크게 만들수록 방향성 조종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숱한 드론이 실험 중에 박살이 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행 컨트롤 알고리듬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답을 찾아냈습니다.”
18세때 창업 꿈꿔…3번 망했지만 배움의 기회로
이항의 화려한 비상의 동력이 실패였듯 슝이팡의 성공 역시 과거 세 번의 실패가 밑거름이었다. 슝이팡은 “18세에 이미 나는 내 회사를 세우겠다는 열정을 갖고 있었다”며 “이항 이전에도 이미 3개의 회사를 차렸다가 망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다. 슝이팡은 “세 번의 실패 모두 너무나 훌륭한 배움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내 인생 커리어의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 창업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입니다. 그러나 성공에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마음을 따라서(follow your heart)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항상 나 스스로 다짐합니다.” 이 같은 다짐 덕분에 그는 “하는 일이 한 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고 실패의 잿더미에서 언제나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업 쉬워도 생존은 차원 달라 외부서 인재 수혈
가장 조작하기 쉬운 드론 통해 이동혁명 이룰 것”
그러나 성공한 벤처 업체가 모든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반짝 이목을 끌 수는 있어도 규모 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혁신을 지속하지 못해 사라진 스타 벤처들도 숱하게 많다. 슝이팡도 역시 같은 고민을 했고 과감하게 외부 수혈을 결심했다.
그는 “창업은 쉽다. 그러나 회사를 성장시키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4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2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는 “우리는 몸집이 커진 조직을 경영하는 데 경험이 없다”며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노련한 전문경영인들을 수혈했다”고 설명했다. 이항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레노버·21바이넷 등으로부터 재무·마케팅 등의 임원을 영입했다.
그러면서도 고유의 스타트업 문화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슝이팡은 “스타트업 기업인 이항을 ‘로켓 스피드’로 성장시키면서도 고유의 스타트업 문화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