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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변하고 있다] LG그룹의 톡톡 튀는 혁신 문화

퓨처챌린저 등 임직원 참여 프로그램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원동력 된다

LG 임직원들이 제안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들을 ‘아이디어 컨설턴트’들이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Mobile World Congress)에서 신기한 거울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 거울은 앞에 선 사람의 피부 상태를 측정해 결과를 보여주고, 이에 맞는 피부관리법과 미용제품을 추천해 준다. 이 거울의 이름은 ‘매직 미러(Magic Mirror)’다. LG유플러스는 가구업체 한샘과 손잡고 올해 2월 매직 미러를 정식 출시했다.

매직 미러 출시는 ‘LG 퓨처챌린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3년 말 사내 포털 ‘LG-LIFE’ 출범과 동시에 시작된 LG 퓨처챌린저는 LG그룹 최초의 아이디어 도전 프로그램이다. LG 퓨처챌린저는 매년 1회 사내 공모를 진행하고 아이디어 심사와 시제품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화할 아이디어를 선정한다. 심사 과정만 1년이 걸린다. 사업화 아이디어에 선정된 팀은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의 상금을 받고, 사업화 추진 부서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사업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손에 쥐게 된다.

매직 미러는 LG 퓨처챌린저 운영 후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제품이다. LG유플러스의 한 대리급 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당시 공모에서는 3주 만에 총 1,080건의 아이디어가 몰렸다. 서류 심사에서 우수 아이디어 6건이 선정됐고, 이 6건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구팀을 선발하는 ‘잡 포스팅(Job Posting)’도 실시됐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 통해 ‘매직 미러’ 탄생
매직 미러 팀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이 리더가 되어 LG전자 직원 2명, LG유플러스 직원 2명 등 총 5명이 한 팀이 됐다. 당시 잡 포스팅 경쟁률은 6대 1에 달했다. 이들은 2014년 3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현업에서 벗어나 LG유플러스 SD(Service Development) 기술전략 연구소의 지원 아래 시제품 개발에만 전념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품 연구를 위해 야근은 끝이 없었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 기술적 난관을 넘기 위해 계열사 협업을 통해 지원을 받아야 했다. 팀원 5명 중 4명이 사원 · 대리급으로 구성된 만큼 젊음과 열정과 패기로 난관을 극복해나갔다. 팀원들은 자신들이 ‘스타트업’이라는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유관 부서를 설득해 원활히 협업을 이끌어냈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것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게 될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중요한 과제였다. 매직 미러 팀원들은 동기, 친구, 선후배 등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잠재적 사용자들을 최대한 만나 의견을 묻고 사용 행태를 조사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시제품은 임직원, 사장단, 사업본부장 및 최고기술책임자 등의 심사를 통해 실제 사업성이 있는지, 시장 선도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평가받았다.

매직 미러를 탄생시킨 LG 퓨처챌린저는 현재 2기가 진행되고 있다. 1차, 2차 아이디어 심사가 끝난 후 우수 아이디어 4건에 대한 시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1기, 2기 LG 퓨처챌린저를 통해 총 34건의 기술 특허 출원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며, 디자인 특허 출원도 17건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상태다. LG 퓨처챌린저 프로그램이 시장 선도를 향한 지적재산권 확보에도 성과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LG 관계자는 “상상했던 것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임직원들이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을 바꾸는 시장 선도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는 직원들의 아이디어 자유제안 공간인 ‘커넥팅 닷츠(Connecting Dots)’ 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계열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150여명의 ‘아이디어 컨설턴트’에 의해 구체화된 후, 다시 한 번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사업화 모델로 발전되고 있다.



특히 ‘아이디어 컨설턴트’를 통해 정제된 LG 임직원의 우수 아이디어 가운데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디어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아이디어 마켓’에 개방해 중소 · 벤처기업들이나 창업 희망자들이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창의 · 혁신 사례 공유하는 소통의 장 마련
LG는 임직원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활동인 ‘LG오픈톡스’도 진행하고 있다. LG오픈톡스는 ‘LG판 테드(TED)’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11월 시작된 LG오픈톡스는 시장 선도를 주제로 15분 동안 진행되는 임직원 프레젠테이션 강연회로 임원 또는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지식,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다. LG 관계자는 “LG오픈톡스는 그룹 차원에서 혁신과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비법을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는 자리”라며 “이를 통해 실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도 하고 사내 조직문화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LG오픈톡스는 지난해 9월까지 총 10회 개최됐다. 특히 남이 하지 않는 생각, 남이 하지 않는 도전으로 이뤄낸 자신의 성공담이나 고객의 삶을 바꾸기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 다양한 경험, 지식 등 ‘시장 선도 LG’를 위해 공유할 가치가 있는 모든 소재들이 강연 주제로 정해지고 있다.

LG오픈톡스 강연자는 임직원 추천으로 선정된다. 청중들은 LG-LIFE 게시판을 통해 선착순 100여명으로 구성된다. 각 15분간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핵심 아이디어를 나눈다.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한 분야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보는 기회를 통해 시각을 넓히고 통찰력도 키워 더욱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연결시키는 것이 LG오픈톡스의 목표다.

LG오픈톡스는 LG디스플레이 LCD 혁신 스토리, LG화학 케이블형 플렉시블 배터리 개발 스토리,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개발기, LG전자 포켓포토 개발기 등 임직원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담 등을 진솔하게 나눠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LG그룹이 혁신 공유 프로그램에 이처럼 공들이는 것은 최고경영진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수시로 “구성원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의견을 내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실행하며, 해냈다는 성취감이 조직 내에 가득해야 한다”며 “시장 선도 상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기로 결정한 일은 반드시 끝까지 집요하게 실행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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