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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좀비 철강기업 다시 활개치나

원자재선물시장 투기 광풍으로

철광석값 올들어 46%나 치솟아

폐업상태 철강기업 재가동 조짐

中당국 구조조정도 차질 우려

중국 원자재선물시장에 투기 광풍이 불면서 연초 대비 철광석 선물가격이 50% 가까이 치솟은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올해 바짝 고삐를 조이고 있는 철강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폐업 상태였던 일부 좀비 철강업체들은 철광석 가격 상승에 힘입어 무리한 재가동에 나설 기미까지 보이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중국 투자자들이 최근 원자재선물시장에서 마치 카지노 같은 베팅을 하며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의 철광석 선물가격이 연초 이후 46%나 폭등했다”며 “철광석 등 원자재선물시장이 지난해 여름 중국증시의 광풍을 연상시키는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기의 지표가 되는 거래량도 급증해 지난 4월 한달 동안 다롄에서 거래된 철광석 선물은 두 달 전의 두 배를 넘어선 3,300억달러에 달했다. 연간 글로벌 철광석 현물 거래량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철광석 선물가격 상승은 철광석 현물가격과 열연코일 등 철강 가격마저 뛰게 만들었다. 지난달 21일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68.7달러를 기록해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열연코일 가격은 올 들어 37%나 오른 톤당 520달러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철광석 선물가격 급등이 글로벌 원자재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씨티그룹은 “전 세계에서 투기 성향이 가장 강한 중국 투자자들이 시장 보호조치가 미비한 선물시장에서 무방비로 투기 위험에 노출됐다”며 “중국 원자재선물시장의 이상급등이 세계 원자재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방정부가 철강소를 신규 허가하거나 파산했던 철강업체들이 재가동에 나설 조짐까지 나타나 중국 당국의 과잉산업 구조조정 노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4년에 파산했던 산시성 하이시철강이 이달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선물가격 상승으로 과잉산업 구조조정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철강공업협회에 따르면 1·4분기 중국 철강기업의 순손실은 87억4,800만위안(약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위안)에 비해 7배 이상 늘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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