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제안요청서를 회계법인에 발송해 한진해운 채무 재조정을 위한 실사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의 명운이 걸린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집회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절차가 마무리된 후 실사에 들어가면 정상화를 위한 시간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채무 재조정을 위한 실사는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공개입찰 방식으로 선정해 진행하지만 채권단은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 경영실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 그대로 맡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된 후 실사에 착수하면 한진해운의 경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커 조기에 실사에 들어간다”면서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집회가 잘 마무리되면 곧바로 채무 재조정 방향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한진해운의 상황은 급박하다. 한진해운은 현재 유동성을 감안할 때 6월 말께까지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불발되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은 오는 6월 말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상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이 실사를 앞당기는 등 정상화에 고삐를 죄는 동시에 한진해운도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 채무 재조정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29일 3개월 내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해운은 이달 중순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를 지렛대로 선주들을 설득해본다는 계획이다. 또 한진해운은 오는 19일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조정에 나선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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