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밀려 주춤했던 국내 동영상 플랫폼 기업 ‘판도라TV’가 올해 빅데이터 분석과 차별화된 동영상 재생기술로 서비스 재정비에 나섰다.
김경익(사진·49) 판도라TV 대표는 3일 서울 서대문의 한 식당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국내 5,000만명 국민을 넘어서 전 세계 5억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싶다”며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서비스는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이익이 더 돌아가도록 하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트래픽이 전 세계 국가별로 얼마만큼 나오는지 분석하는 ‘소셜 X 프로젝트’다. 판도라TV 플랫폼에 동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어느 나라에서 얼마만큼 인기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콘텐츠 사업자들이 해외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유튜브와 달리 국내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 창작자들을 도와 전 세계로 갈 수 있게 지원해주는 일을 할 것”이라며 “그들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판도라TV 서비스가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미국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공되면서 가능하다. 서비스를 시작했던 초기에도 별도의 마케팅 없이 월 600만명이 일본에서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월평균 이용자가 1,3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앞서 판도라TV는 지난 2004년 동영상 포털서비스를 시작해 UCC(사용자가 직접 영상을 제작해 올린 콘텐츠)로 화제에 올랐다. 해외 주요 이동통신업체, 온·오프라인 미디어 회사로부터 벤치마킹 대상 1위로 선정될 정도였다.
세가 한풀 꺾인 것은 유튜브가 2008년 한국어 홈페이지를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김 대표는 이같은 위기를 동영상 분야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어디에서나 빠른 속도로 동영상이 재생되도록 기반을 갖춰나가면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판도라TV는 지난 4월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 ‘플럽’을 정식 출시하며 페이스북라이브(페이스북), V앱(네이버) 추격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누구나 쉽게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고 동시에 벚꽃, 눈 내리기 등 아이템을 생중계 영상에 적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 대표는 “플럽 서비스를 개발할 초기에는 인디 음악인, 뮤지컬·연극 배우 등 ‘준 셀럽’을 겨냥해 만들었지만 예상외로 10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향후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보는 콘텐츠 자체를 생중계 영상으로 보여주도록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동영상 음성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18개 언어로 자동 번역되는 기술도 개발해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회사가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10년 이상 투자하는 데는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의 상당수가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정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휴대폰 모바일 데이터의 50%가량을 동영상 시청에 쓰이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동영상 콘텐츠 내용은 바뀌겠지만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판도라TV는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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