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원 급등(원화 약세)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퍼졌기 때문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4원 10전 오른 달러당 1,154원 30전에 장을 마쳤다.
중국, 유럽, 호주 등의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져 환율을 끌어올렸다. 3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4로 이전의 49.7에서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기준선인 50도 하회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유럽연합(EU)은 3일(현지시간)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깜짝 인하한 것도 세계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설은 다시 고개를 들며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데니스 록하트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금융정책 토론회에서 “(6월 금리인상이) 실현 가능한 선택지(a real option)”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4일 중국이 위안화를 큰 폭 절하한 상태로 고시해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494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거래일 고시환율보다 0.59% 상승(위안화 약세)한 것이다.
전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4월 고용지표가 6일 발표돼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떨어진 감이 있고 통상 미 환율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우리 외환당국이 강하게 개입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환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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