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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커지는 美공화 "제3후보 내놓겠다"

"트럼프 저지할 새 인물 찾아라"

롬니·새스 등 주류측 물밑 작업

"국민의 선택 존중" 반대도 많아

라이언 의장·트럼프 담판 주목

'분열 봉합'·'분당' 판가름 날듯

미국 공화당 주류가 도널드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제3의 대선 후보를 내놓으려고 물밑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선을 포기하더라도 보수적 가치와 정체성을 가진 인물을 본선에 출마시키고 의회 선거 완패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공화당 내분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면서 오는 1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트럼프의 담판 결과에 따라 당내 분열이 봉합될지, 확전이나 분당 사태로 이어질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공감대가 형성된 제3 후보가 없고 너무 시간이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맞설 제3 후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5일에도 경선 초기부터 트럼프 낙마 운동을 이끌고 있는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스탠더드’ 편집장을 만나 제3 후보를 내는 방안을 교환했다.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 의원도 5일 밤 트위터에서 트럼프와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말고 합리적인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에 대해 아직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거나 반대 입장까지 내놓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는 인품이나 역량은 물론 헌법을 존중한다는 점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일관된 보수주의자도 아니어서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보수연합’의 전직 의장인 알 카데나스는 “보수주의 운동은 선거에 져도 살아남지만 목적을 잃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과 재정·사회복지·무역·외교관계 등 전방위에 걸쳐 보수적 가치와 거리가 먼 트럼프를 지지하느니 차라리 대선 패배가 낫다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로서는 이민자·히스패닉·여성 등이 혐오하고 있는 트럼프가 당의 간판이 됐다가는 상하원 선거에서 참패하며 의회 권력까지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하지만 제3 후보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돕는 이적 행위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해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만만찮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보비 진덜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도 과거의 원색적인 비난을 거둬들이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제 관심사는 당내 1인자인 라이언 의장과 트럼프 간 회동 결과다. 트럼프가 공화당 정책 노선을 받아들이는 대신 주류의 지원을 얻는 식으로 타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은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의 중재에도 회동 전부터 기 싸움을 주고받고 있어 갈등이 봉합될지 의문이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의 원칙과 올해 11월 대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하지만 8일 트럼프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단합한다면 좋겠지만 전통적인 의미대로 단합할 필요는 없다”며 “본선에 진출하면 민주당 유권자 수백만 명의 표까지 얻어 당선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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