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 사로잡기’에 나섰다. 정 회장은 중국 내 ‘경제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장쑤성의 성장을 만나 협력을 강화했다. 지방 성(省) 단위 수장이지만 직접 응대하며 중국 친화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장쑤성 옌청시에 기아자동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현대차그룹은 9일 정 회장이 오전 양재동 사옥에서 스타이펑 중국 장쑤성 성장을 만나 자동차산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장쑤성은 중국 31개 성·시·자치구에서 광둥성에 이어 국내총생산(GDP)가 두 번째로 높다.
현대차그룹은 장쑤성 옌청시에 89만대 규모의 기아차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12개 차종을 생산해 중국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기아차 공장은 장쑤성 내 최대 자동차 생산 법인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아차 옌청 공장은 현대차그룹 중국 사업의 핵심거점으로 장쑤성 내 41개 동반 진출 협력업체와 함께 중국의 유력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그룹과 장쑤성의 협력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 사옥을 둘러본 스타이펑 성장도 “장쑤성을 대표하는 자동차기업인 기아차는 옌청시는 물론 장쑤성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기아차가 중국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장쑤성과 기아차의 협력을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중국 유력 정치 지도자들과의 연이은 면담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중국 3위 자동차그룹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올 초 ‘중국 쇼크’라 불린 만큼 판매 부진에 빠졌지만 지난달 바닥을 찍고 반등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중국 인사들이 현대차그룹 사옥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014년 7월 한중경제통상포럼에서 만나 교분을 다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등과 만났다.
한편 4박 5일간 방한한 스타이펑 성장은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 등과 두루 만남을 가졌다. 스 성장은 방한하자마자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했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대신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스 성장을 맞이했다. 7일에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을 견학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한 바 있다. 8일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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