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 ‘올 뉴 K7’을 내놓았다. 그 동안 K7은 안락하고 중후한 멋보단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으로 준대형차 시장에서 자리를 지켜왔다. 올 뉴 K7은 더 젊은 디자인과 한 단계 높아진 상품성으로 돌아왔다. 이를 알아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아차가 지난 2월 올 뉴 K7을 출시했다. 올 뉴 K7은 2009년 1세대 K7이 나온 뒤 7년 만에 완전히 바뀐 모델이다. 기아차는 절치부심해 올 뉴 K7을 만들었다. 소비자 반응도 매우 좋다.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현대차 그랜저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올 뉴 K7은 2월 6,046대에 이어 3월에도 6,256대가 팔려 국내 준대형 세단 판매 1위를 두 달 연속 이어갔다. 특히 30~40대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다. 출시 후 현재까지 30대와 40대의 구매 비율이 각각 31.5%와 31.4%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올 뉴 K7의 돋보이는 디자인과 향상된 상품성에서 인기 원인을 찾고 있다.
올 뉴 K7은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직선으로 꾸며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과감하고 공격적인 얼굴이 눈에 띈다. 1세대 K7에서 선보인 ‘호랑이 코 그릴’을 다듬은 덕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이루고 있는 세로바는 그릴 테두리 안쪽으로 쏙 들어가 있어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LED 주간주행등과 제동등을 알파벳 ‘Z’ 모양으로 표현해 예리한 이미지도 한층 더했다. 천장에서 트렁크까지 마치 쿠페처럼 부드럽게 이어진 실루엣도 멋스럽다.
올 뉴 K7 차체는 길이 4,970mm, 폭 1,870mm, 높이 1,470mm, 축거(휠베이스) 2,855mm다. 전체 길이는 1세대 모델과 같지만 폭과 축거는 늘었고 높이는 낮아졌다. 덕분에 더욱 날렵하고 균형 있는 자세를 뽐낸다. 특히 축거(휠베이스)가 경쟁모델인 현대차 그랜저(2,845mm), 렉서스 ES350(2,820mm), 도요타 아발론(2,820mm)보다 길어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에 골프가방과 보스턴백이 각각 4개씩 여유 있게 들어갈 정도다.
내부 인테리어는 기존 모델보다 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꾸몄다. 차량 기능을 조작하는 센터페시아 부분을 위아래 수평으로 나눴다. 디스플레이 영역은 위에, 오디오와 공조장치 조작부는 아래에 둬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조작 빈도가 높은 주행 관련 스위치는 변속기 손잡이 주변인 플로어 콘솔에 배치해 운전 중 버튼 조작을 편하게 했다.
부드럽고 강한 주행 돋보여
올 뉴 K7에는 3.3 가솔린 엔진, 2.4 가솔린 엔진, 2.2 디젤 엔진, 3.0 LPG 모델이 있다. 시승 차량은 가장 힘이 좋은 3.3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부릉~’하는 미세한 소음만 살짝 느껴질 뿐이다. 시동이 걸린 후에는 마치 도서관에 앉아있는 것처럼 조용하고 진동 역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람다2 3.3 GDi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kg·m를 뿜어낸다.
8단 자동변속기는 새롭게 변신한 올 뉴 K7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기존 K7은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8단 자동변속기를 독자 개발했다. 3년 2개월의 연구 기간 동안 국내 67건, 해외 76건 등 특허 143건을 출원하기도 했다.
올 뉴 K7의 다단화된 변속기는 한층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각을 보여준다. 기어를 8칸으로 잘게 나눠 변속이 이뤄지는 느낌 없이 1단에서 8단까지 부드럽게 올라간다. 다단변속기의 장점은 이 대목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기존 6단 변속기와 비교해 저단과 고단에 각각 하나씩 기어가 추가 배치되면서 저속에선 힘있게 출발하고 고속으로 이어지는 느낌 또한 부드럽다. 힘의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올 뉴 K7 3.3 GDi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0.0Km(18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차량 크기와 엔진 배기량을 감안해도 동급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올 뉴 K7은 넘치는 힘과 주행안전성 또한 압권이다. 힘이 넉넉한 건 예전과 마찬가지지만 몸놀림은 더 재빨라졌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차분했던 녀석이 성질을 부리면서 예민해진다. 엔진회전 바늘의 차분한 움직임을 뒤로하고 속도계 바늘은 순식간에 시속 100Km 구간을 통과해버린다.
출발 시 잠시 뜸을 들이다 전진하는 경향이 줄었고, 주행 중 가속 시에도 엔진이 바퀴를 굴리는 감각이 즉각적이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중 운전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드에 따라 엔진 성격도 분명하게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선 가속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엔진이 빠르게 반응하면서 경쾌하게 차체를 끌고 나간다. 성깔 있게 변하는 엔진 소리도 인상적이다. 스마트 모드는 상황에 따라 주행 성격을 스스로 변경해 운전을 편안하게 해준다.
승차감은 준대형 세단에 요구되는 안락함을 갖췄다. 과속방지턱도 큰 충격 없이 넘어간다. 앞뒤 바퀴가 별도로 충격을 흡수해주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느낌을 준다. 고속에서 버티는 하체 힘 역시 단단하다. 고속도로를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선회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고속으로 달리면서 차선을 바꾸는 순간에도,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다.
노면소음과 풍절음도 잘 잡았다. 올 뉴 K7은 앞 유리와 앞 좌우 좌석 창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해 소음을 확연히 줄였다.
넘치는 편의 사양
편의 사양은 수입차를 능가한다. 특히 주행 중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스스로 유지하면서 정해 놓은 속도로 자동으로 달려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올 뉴 K7에 달린 ASCC는 저· 중·고속 모두에서 작동한다. ASCC를 작동시키면 주행 중 두 발을 쓸 일이 없다. 다만 속도에 따라 앞차와 15~30여 미터 가량 간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서는 브레이크를 쓸 수밖에 없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달아 내비게이션 안내, 속도, 운행 정보 등을 보여준다. 올 뉴 K7은 아예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옆 차선에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곧바로 알려준다. 운전자가 시선을 멀리 돌리지 않고도 차선을 바꾸는 게 괜찮은지를 바로 인지할 수 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열선 핸들, 냉온 통풍시트,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옵션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킨다. 미국의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인 ‘크렐(KRELL)’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스피커 12개 외에도 별도의 외장 앰프까지 달아 만족스러운 음질을 구현한다.
올 뉴 K7의 가격은 3.3 가솔린 모델 ‘노블레스’가 3,490만 원, ‘노블레스 스페셜’이 3,920만 원이다. 2.4 가솔린 모델은 ‘프레스티지’ 3,090만 원, 2.2 디젤 모델은 ‘프레스티지’ 3,370만 원, 3.0 LPG 택시 모델은 ‘디럭스’ 2,495만 원, ‘럭셔리’ 2765만원, 3.0 LPG 렌터카 모델은 ‘럭셔리’ 2,650만 원, ‘프레스티지’ 3,090만 원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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