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심상치 않다. 선전의 3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등했고 상하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5% 상승했다.
이번 중국 주택 가격의 상승 흐름은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사실 중국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 평균상승률은 2.9%로 이전 부동산 버블과 비교해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도시별로 가격 차가 크다. 특히 상하이와 선전 등 ‘1선 도시’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1선 도시의 3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9.5%나 올랐다.
이는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2·4분기 중국 주식 시장의 급락은 역설적으로 부동산의 규제 완화의 속도를 앞당겼다. 2주택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 효과는 1선 도시로 집중됐다. 결국 2~3선 도시의 주택 물량은 느리게 소진되고 1선 도시 주택 수요는 급증하는 불균형을 낳았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3월 이후 중국 경제 지표 개선은 부동산 부문의 회복이 이끌고 있다. 반면 금융시장과 기타 서비스업의 기여도는 낮아졌다. 중국 주식 시장 급락의 충격을 부동산 부문이 상쇄한 셈이다. 그동안 가장 부진했던 분야 중 하나인 고정자산 투자 부문도 주택착공 증가세 전환과 함께 3월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제 중국 부동산 주도의 경기 회복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필요하다.
물론 중국 주택 가격 상승이 주는 긍정적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우선 부동산 버블의 원천인 규제 완화 흐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버블이 심한 상하이, 선전 등에서는 부동산 규제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호적을 두지 않은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하고 기업의 부동산 거래 제한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민은행의 통화 정책도 변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신규 대출 중 32.5%는 부동산 부문에서 이뤄졌다. 중국 금융당국은 4월부터 대출 억제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1선 도시의 규제와 인민은행의 신중한 통화 정책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가격 상승 폭이 컸던 선전은 새로운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중국 주식 시장의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속 가능한 버블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균형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더욱 그렇다. 부동산 규제의 시작은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다시 후퇴시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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