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의 장내채권시장에서는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도 한진해운·현대상선(011200)·대우조선해양 등의 회사채 가격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한진해운의 경우 내년 5월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한진해운78’이 전날보다 무려 10.14% 오른 7,600원에 마감했고 일반회사채 ‘한진해운76-2(내년 6월 만기)’도 4,799원으로 4.78% 올랐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은 7월 만기 ‘현대상선177-2’가 전날보다 5.41% 오른 5,850원에 마감했다. 내년 4월 만기 되는 ‘대우조선해양6-2’도 3.25% 오른 7,899원을 기록했다.
이는 부실채권(NPL) 투자로 수익을 얻으려는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STX·웅진 등의 법정관리 과정에서 회사채 투자금의 50~70%까지 보전된 사례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구조조정 이슈의 회사채를 낮은 가격에라도 팔기 위해 서둘러 주문을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한진해운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지난달 22일 이후 공모펀드에서 한진해운 회사채를 계속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3일 한 자산운용사는 한진해운 회사채를 3,100만원어치 팔면서 금리를 시가평가금리보다 무려 817.92%포인트 높은 829.94%로 제시하기도 했다. 헐값에라도 한진해운 회사채를 팔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003490) 회사채도 시가평가금리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 자산운용사 간에 40억원 규모로 ‘대한항공46-2’ 회사채 매매가 이뤄졌는데 당시 금리는 시가평가금리 대비 0.115%포인트 높았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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