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감폭이 2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전체 실업자도 100만명을 넘어 4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1일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50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3월(12만 4,000명)에 비해 증가폭이 3분의1토막 난 것으로 2013년 11월(3만5,000명) 이후 최저다.
제조업 취업자 증감폭은 지난해 11월(19만명)부터 올 3월까지 1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4월 들어서는 10만명대 벽조차 무너졌다. 수출감소, 광공업 생산 위축 등 경기요인에다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정리해고가 잇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전체 실업자도 급증했다. 4월 실업자는 107만5,000명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99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인구가 늘어나면 실업자도 증가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다. 지난해보다 2.1% 늘어 15세 이상 인구 증감률(1%)의 2배가 넘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이 워낙 안 좋았는데 지금까지 취업자가 계속 증가한 것 자체가 오히려 미스터리였다”며 “수출부진과 구조조정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업에는 비정규직이 많아 바로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오는 6∼9월에 2만∼3만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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