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설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는 현장점검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파생결합증권 관련 현장점검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규모가 큰 증권사부터 차례대로 현장점검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파생결합증권의 전체 발행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2조원에 달한다. 이 중 ELS가 71조원으로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금감원은 그동안 파생결합상품에 대해 불완전판매 여부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시장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서자 위험관리를 위해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투자회사 중점 점검·검사 사항에도 파생결합증권 설계·판매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ELS 등 파생결합증권을 적절하게 설계해 운용하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현장 점검 결과 부실 관리가 의심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지난해 급락해 증권사들은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E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은 증권사들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무보증 사채로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되면 투자자에 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증권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를 자체적으로 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 더 큰 손실을 떠안게 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파생결합증권의 상품구조를 증권사들로부터 문서로 전달 받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현장검사를 통해 설계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위험관리를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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