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인항공기(드론) 업계에 총아로 떠오른 슝이팡 이항 공동창업자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서울포럼 2016’ 라운드테이블에 등장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드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박춘배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윤광준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오연석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민세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송찬호 LIG넥스원 유도무기연구소 연구위원 등 20여명의 학계·업계 관계자들과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슝이팡은 “이항은 왜 사람들이 모두 날개 두 개에 엔진이 달린 비행기를 타야 하나라는 질문에서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항은 지난 2014년 스마트폰으로 출발·도착지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운항하는 드론 ‘고스트’를 내놓아 70여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공동창업자 후화즈의 친한 친구를 비행사고로 잃자 우리는 지금의 비행체보다 더 안전한 비행체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결국 유인 드론 ‘이항184’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항184’는 1월 이항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내놓은 1인 무인비행기로 최대 고도 500m, 최고 시속 96㎞로 23분간 운행이 가능하다. 초기 모델 ‘고스트’처럼 스마트폰으로 출발·도착지를 설정하면 이항184는 사람을 태우고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8개의 프로펠러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두 개의 프로펠러가 고장 나도 운행할 수 있다. 그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중앙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드론끼리 높이와 속도·거리를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항은 드론 제작업체이자 드론 서비스업체”라고 덧붙였다.
“판매가 됐느냐”는 질문에 슝이팡은 ‘노(NO)’라고 답했다. 정부의 규제로 아직 운행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바뀔 것이라는 게 슝이팡의 생각이다. 그는 5년 안에 드론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이 ‘두려움’에서 ‘필요성’으로 바뀌며 시장 수요가 늘고 결국 정부는 규제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슝이팡은 “우리가 만든 산업용 드론이 응급활동, 산업안전, 재해·구조활동에서 활약을 하면 사람들은 드론의 역할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다양한 드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밍 타이밍(Booming timing)’이 온다”고 전했다.
슝이팡은 “드론산업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지금부터 드론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혁신’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모두가 만들 수 있는 드론을 만들어서는 패스트팔로어(후발주자)는커녕 ‘카피캣(모방자)’도 안된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카피캣’처럼 카메라를 단 드론을 띄우지 않았다”면서 “처음부터 파일럿 없이 운행하는 무인 드론 택시를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슝이팡은 “‘기술로 가능할까’라는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서 “이항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인 드론 택시를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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