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인터넷은행은 일반은행에 비해 고수익을 목표로 한 단기상품들을 미끼로 고객을 유혹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어떤 절차를 거쳐 투자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원금마저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는 상하이에 기반을 둔 상하이화루이은행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화루이은행이 최근 선보인 모바일 앱 기반의 ‘핫딜’ 상품은 31일짜리 초단기 투자상품으로 150달러(약 17만원)의 최소투자금만 내면 연율 6%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은 채권과 주식은 물론 은행대출을 주식화한 소위 투기성 비전통적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을 뿐 구체적인 투자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원금도 보장하지 않는 상품이다. 이와 비슷한 초단기상품에 지난 1년간 22만명의 고객이 몰렸고 거둬들인 투자 자금은 7,700만달러에 달한다.
WSJ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거대 인터넷 공룡들도 당국의 인터넷금융 허가를 받아 온라인금융 시장의 선두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전통 금융시장의 영역을 허무는 이 같은 인터넷금융이 중국 금융 시스템의 감춰진 새로운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CLSA의 프랜시스 청 애널리스트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의 이른바 그림자금융 대출 규모가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9%에 달한다”며 “비은행권의 그림자금융 대출 부실이 중국 은행 전반의 부실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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