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면서 주력산업 부진으로 활로를 찾지 못하던 우리 기업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가 막대한 부존자원과 12억명에 육박하는 인구라는 무기를 갖고 있지만 열악한 인프라로 개발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전력·플랜트, 물관리, 교통 등 인프라 구축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적극적인 현지진출전략을 펼쳐 먹거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7일 관계부처와 학계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력과 발전 플랜트, 정보기술(IT), 교통, 건설 등의 인프라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전력 인프라 시장이 꼽힌다. 아프리카는 발전·송선 등 전력산업 전 분야의 인프라가 열악해 제조업 공장 건설 등을 위한 전기를 대지 못할 정도로 전력난이 심각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전력 보급률은 43%로 세계 평균 보급률(8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인구만도 6억3,500명에 달한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전력 보급률이 32% 수준에 그친다.
오승환 한전경제경영연구원 산업동향연구팀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프리카 경제성장률은 3.4%로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높다”며 “앞으로도 도시화와 산업발전 등 안정적인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전력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발전 플랜트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IEA는 지난 2012년 기준 화력·수력·가스 부문의 발전설비용량이 오는 2025년이면 두 배씩 커져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용량은 같은 기간 1GW에서 35GW로 무려 35배나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매년 투자되는 돈만 400억~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프리카가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해 한국의 물관리·수력발전 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프리카의 발전설비는 건설된 지 30~40년에 달해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다”며 “노후 발전소 개·보수나 건설, 송배전망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가 최대 강점을 가진 IT 분야의 전망도 밝다. 현재 아프리카의 IT 시장은 통신 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이동통신과 인터넷 보급 속도 또한 폭발적인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더구나 아프리카는 중산층이 완만한 속도로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도 상당하다. 2013년 아프리카대륙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을 정도다. 무선통신과 브로드밴드 등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을 공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IT와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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