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의 단점을 나열한 홍보물을 제작했다. 출시를 앞둔 ‘올 뉴 말리부’의 경쟁차종인 SM6를 저격한 것이다.
팸플릿에는 ‘잘 안 보이는 곳에 품격을 포기한 SM6’ ‘기름 많이 먹고 세금 많이 내면서 힘이 딸리는 차량을 타시겠습니까?’ 등 비난 문구가 나열돼 있다.
원색적인 문구와 함께 4페이지에 걸쳐 SM6의 단점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승차감·인포테인먼트·엔진 등 구체적 항목마다 올 뉴 말리부와 SM6를 비교했다.
예를 들어 “첨단 기술을 대폭 적용한 말리부의 1.5ℓ 터보 엔진은 경제성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모두 만족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미처 따르지 못한 SM6의 2.0ℓ 엔진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우면서 출력도 크게 부족합니다”라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매일 전쟁을 벌이는 영업 현장에서 경쟁차종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렇게 하나의 차종을 지목해 제작물까지 만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도를 넘은 상호 비방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잇따라 신형 중형 세단이 공개되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가 주도하던 업계에 르노삼성의 SM6가 등장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지난 3월 선보인 ‘SM6’는 잘 빠진 디자인과 중형차에 없던 다양한 옵션이 각광을 받으면서 출시 첫 달 쏘나타를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대차가 만든 놀이터에서 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했던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SM6의 흥행으로 르노 본사에서 입지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한국GM도 올 뉴 말리부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달 2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말리부는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1만대 계약을 달성했다.
SM6는 1만대를 넘어서는 데 17일이 걸렸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