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오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애초 계획이었던 15~30%와 비교하면 목표치를 대폭 올렸다.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건물에서부터 전기차·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전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를 에너지 저소비사회 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이렇게 쌓은 기술력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단이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한·개발도상국 협력사업’은 개도국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요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특히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 5대 권역별 중점협력국가를 상대로 한 ‘정책컨설팅 사업’은 2008~2015년 총 80개 과제가 추진됐다.
정책컨설팅은 국내 기업의 대형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즈베크는 지난해 5월 낙후된 시멘트 공정을 개선해 에너지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멘트 현대화 사업’을 대통령령으로 공포하고 추진 방식에 관한 자문을 공단에 공식 요청했다. 공단은 국내 기업인 성신양회와 손잡고 페르가나주 소재 업체 쿠바소이시멘트를 대상으로 공정방식 현대화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성신양회와 쿠바소이시멘트는 연간 생산 규모 150만톤에 달하는 시멘트 제조공정을 현대화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맺었다. 이번 LOI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성신양회는 2억6,000만달러(3,100억원)에 달하는 외화를 벌어들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8월 본계약 체결을 거쳐 2018년 11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단은 태양광 대여사업, 전기자동차 보급,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통합서비스 등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신산업 전담팀’을 신설하고 추진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가 국내에 뿌리내리도록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태양광 대여사업의 경우 2014년부터 2년간 총 1만가구 이상이 참여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단은 2030년까지 40만가구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카본프리 아일랜드’를 선언한 제주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17년까지 전기버스 119대, 전기택시·렌터카 1,000대 등 총 1,119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공단은 11월 국내 최대 에너지 종합 전시회인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을 개최한다. 공단은 이 행사를 통해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수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변종립 공단 이사장은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통해 에너지대전을 글로벌 비즈니스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