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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방살이서 시작한 친환경차 개발…현대·기아차 미래먹거리 주역됐죠"

유럽서 완판 하이브리드 '니로' 개발팀 만나보니

10년 새 연구원 1,000명으로 30배↑

내달 환경차시험동 완공 위상 쑥쑥

2020년까지 26개 라인업 만들 것

19일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환경차시험동 앞에서 오경철(왼쪽부터) 하이브리드성능개발팀 파트장, 안병기 환경차시험개발실장(이사), 김상조 소형총괄3PM 파트장이 기아차 ‘니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지난 2003년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의 한 귀퉁이 사무실. 변변한 연구실 하나 없이 다른 연구개발(R&D) 파트에서 사용하던 사무실을 빌려 ‘차세대차량개발팀’으로 명명된 팀이 꾸려졌다. 이들의 목표는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책임질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것. 남양연구소의 ‘어벤져스’로 불릴 정도로 각 분야에서 실력을 갖춘 전문가 30명이 소집됐다. 이들은 현대·기아차에서 그동안 전혀 해보지 않았던 미개척지 연구를 시작했다.

10여 년이 흐른 후 남양연구소에서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연구인력은 1,000여명으로 30배 이상 늘었다. 셋방살이 신세였던 과거와 달리 다음달 연구소 내에 세 번째 ‘환경차시험동’ 건물이 완공된다. 위상이 높아진 환경차시험동 3곳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10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8종, 전기차 6종, 수소차 2종이 개발된다. 이들 모두 현대·기아차의 미래먹거리다.

국내외에서 디젤차의 배출가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19일 찾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환경차시험동은 더욱 바삐 움직였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시기가 어쩌면 예상보다 더 빨리 도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에서 날아든 소식은 연구원들을 더욱 힘 나게 했다. 오경철 하이브리드성능개발팀 파트장은 “유럽에서 사전계약을 진행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완판됐다”고 전했다.



회사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차 전용 SUV인 니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친환경차 분야의 라이벌인 도요타를 위협하고 있다. 안병기 환경차시험개발실장(이사)은 “현대·기아차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친환경 전용 플랫폼 ‘아이오닉’과 니로가 탄생할 때까지 3세대를 거치며 완성단계에 왔다”며 “경쟁사에 비해 모터효율이 좋아 실제 주행 연비가 훨씬 높게 나온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분야인 만큼 어느 연구동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아야 하는 탓에 따로 회의시간을 잡지 않고 사무실 곳곳에 놓인 화이트보드 앞에 연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오랜 노하우를 가진 내연기관 연구 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안 실장은 “친환경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자율적으로 만들어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다 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아이오닉과 니로라는 회사 역사상 첫 친환경 전용 차량을 개발하는 1년여 동안 차량 겉과 속을 모두 새롭게 만드는 작업은 1,000여명의 연구원들에게 큰 두려움이었다. 김상조 소형총괄3PM 파트장은 “모든 것이 새로웠고 일주일 동안 연비를 0.1%도 끌어올리지 못한 때도 있었다”며 “SUV라는 특성상 차체가 크다 보니 연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이 많아 부품 하나하나를 새롭게 조합하며 고객이 만족하는 차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거듭해서 튜닝 작업을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아차 니로는 한번 주유로 1,000㎞가량을 달릴 수 있다. 차량에서 내뿜는 배출가스는 기존 차보다 30%나 적다. 대신 엔진의 힘과 변속감은 운전하는 재미까지 준다. 입소문을 타고 니로는 2개월 만에 6,780대의 계약 대수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디젤차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친환경차가 조만간 현대·기아차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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