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외길 인생’을 살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광풍이 몰아친 지난 1997년 삼덕통상을 설립하는 등 30여년간 한국 신발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땀 흘렸다. 남들은 사양산업이라 꺼렸지만 그는 ‘신발도 고부가 상품이 될 수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기능성 신발을 잇따라 개발해 한국 신발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신발 기능장’ 제도를 도입해 매년 10여명의 청년 인력을 채용하는 등 고용 창출에도 발 벗고 나섰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얘기다. 문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80여명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인력을 앞세워 삼덕통상을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으로 키웠으며 품질 담보를 위해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100%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04년 개성공단에 공장을 설립해 남북경협에도 앞장섰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아픔도 겪었다. 263명의 삼덕통상 직원은 지난해 982억원의 매출을 일궈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대철의 엄경록 대표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해외 기업과의 기술협약으로 브레이크·클러치·실린더 분야에서 지난해 2,780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 특허·실용신안 등 40여건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차 부품 분야의 ‘기술 장인’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행사에서 정부는 중소기업 발전에 공로가 큰 중소기업인 14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했고 84명에게는 국무총리 표창 등의 포상을 했다.
올해로 27회를 맞은 중소기업인대회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업인의 노고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매년 5월 셋째주 중소기업주간에 열린다. 2009년부터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관 행사로 열려왔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지난 1년간 중소기업인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16만8,000명의 청년 일자리는 너무나도 소중하다”며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신 중소기업인 모두가 자랑스러운 애국자”라고 감사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 법안에 대해 “비록 19대 국회에서는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육성과 노동 시장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계속 힘을 보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소기업계는 ‘청년 일자리와 수출 활성화, 중소기업이 앞장서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경영 여건이 어렵지만 선도적으로 청년 고용에 앞장서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회사에서 “대기업에 편중된 금융과 인력 자원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에 원활하게 공급될 때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며 “창조경제와 융합의 시대에 맞도록 새로운 기업가정신, 제2의 창업정신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1년간 중기중앙회 등 15개 민간협회·단체가 자발적으로 추진해온 ‘청년 1+ 채용운동’의 성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약 1년간 3만9,456개 기업이 16만7,864명을 채용했다./서정명·맹준호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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