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20일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 공격시 자동으로 평양에 미국의 핵폭탄이 투하되도록 한국과 미국이 핵보복 조약을 맺거나, 미국 전술핵을 한시적으로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이날 세종연구소 개소 3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성남시 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술회의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자체 핵 개발이나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반도 배치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홍현익 실장은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 “3년 정도 전술핵을 재배치한 다음 북한이 비핵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계속 보유하거나, 북핵 문제가 해결된 다음 재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자신감 있게 북핵 문제에 대처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 대박’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발표문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영변의 핵시설을 동결하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중단하면,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개성공단 재가동 등 대북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을 가지고 한국/미국.북한/중국의 협상을 진행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중단시키기 위한 협상을 먼저 진행하고 그 다음에 비핵화 협상을 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는 1986년 1월 평화안보연구소라는 명칭으로 탄생해 올해로 개소 30주년을 맞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은 “앞으로도 연구소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평화통일의 목표를 이루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세계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거듭나도록 혁신과 열정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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