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용선료 협상 불발로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가더라도 시중은행들의 피해는 제한적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현대상선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우리은행이 872억원으로 제일 많고 이어 농협(758억원), KEB하나(662억원), 국민(588억원), 신한(100억원)순이다. 하지만 우리·국민·신한은행은 현대상선 익스포저와 관련해 이미 100% 충당금을 쌓아놓아 법정관리에 들어서더라도 추가적인 부담이 없다. 다만 농협은행은 전체 현대상선 관련 익스포저 758억원 중 452억원을, 하나은행은 662억원 중 320억원만 각각 쌓아놓아 약 648억원의 충당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이나 일부 외국계 은행 등 중소은행을 합치더라도 시중은행의 현대상선 관련 추가 손실액은 7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구조조정 확대를 예견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현대상선 법정관리가 현실화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진해운과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해당 여신을 정상이나 요주의 기업 정도로 분류해 충당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시 정상일 경우에는 여신액의 1%를, 요주의일 때는 7% 이상을 각각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지만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여신액의 최소 20%에서 최대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해 부담이 상당하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시중은행들은 2,700억원가량의 추가 충당금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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