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진격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와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호응을 얻으면서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이 전체 30%에 육박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초프리미엄 가전 ‘시그니처’ 등이 출시되면 분위기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1·4분기 북미 지역 매출액은 3조9,359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8%가량 증가했다. 매출 증가액은 한국 등 8개 사업 지역 중 가장 많았다. 북미 시장이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1·4분기 북미 시장 매출액 비중은 29.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2014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8%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한국을 포함해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곳은 북미 시장이 유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4분기 TV 등 HE 사업부와 세탁기 등 H&A의 영업이익률이 높았던 것 역시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호재였다”고 분석했다.
LG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선전하는 비결은 가전 부문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TV가 대표적이다. 미국 소비자 평가지 컨슈머리포트는 올레드 TV가 생산 중인 55~59인치, 60인치 이상 대형 TV 부문에서 LG전자를 최상위권으로 추천하고 있다. 55~59인치는 지난 2014년 말부터 1위를, 60인치 이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세탁기 역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윈워시 세탁기는 미국 시장에서는 대당 2,500달러(약 289만원)의 비교적 고가임에도 수요가 많아 매장 수를 2배 이상 확보해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LG전자의 트윈워시는 디자인은 물론 사용성, 공간 활용도도 뛰어나다”며 “2대의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1대의 가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트윈워시의 북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북미 시장 가정용 세탁기 점유율은 11.5%로 월풀·메이텍·켄모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위였다.
올 하반기 LG전자가 북미 시장에 초프리미엄 제품인 LG 시그니처를 출시할 경우 관련 매출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로 정체되는 아시아 시장과 달리 북미와 유럽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모습”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LG전자의 성장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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