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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구조조정 이대론 실패...플랜B가 필요하다

자구안 현실성 떨어지고 정치권 선심성 발언 남발...정부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해야

“불과 6개월 전에 내놓은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이 벌써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기업 구조조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A은행 여신 임원)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조선 3사가 채권단에 잇달아 자구안을 제출하고 있지만 채권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자구안 내용이 상당 부분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데다 자구안대로 이행된다 해도 수년간의 불황을 극복할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은행들은 대우조선 여신 재분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유동성 지원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국민은행이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변경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여신 재분류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달 중 대우조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고 자본확충까지 이뤄지면 여신을 재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 여신이 ‘요주의’나 ‘고정’으로 분류되면 충당금 규모가 커져 신규 여신 지원이 더욱 어렵게 된다.

절체절명의 판국에서 정치권과 정부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구조조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거제를 찾아 ‘선심성 발언’을 내놓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물밑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구조조정의 현장 반장으로 일분일초가 아까운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하루 종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성과연봉제진상조사단을 상대해야 했다.

24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조선 3사 중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채권단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신규 수주는 없고 기존 수주물량의 추가 적자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유동성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채권단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면 실패한다. 조선업 구조조정에서 플랜B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날 열린 ‘2016년 상반기 경기전망’에서 “부실기업 한 곳에 대한 구조조정이라면 채권단이나 시장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우리 주력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업으로 인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고 대외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며 “이는 개별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연관된 것이므로 사안을 입체적으로 볼 범정부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홍우 김보리·이태규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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