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흡연에 노출된 자녀는 조현병(정신분열증)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 메디컬 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임상 정신의학 전문의 앨러 브라운 박사 연구팀이 핀란드 연구팀과 함께 핀란드 여성의 출산자료(1983~1998)와 자녀의 조현병 발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조사됐다.
연구팀은 조사 기간 출생한 아이 중 훗날 조현병이 발생한 977명, 그리고 이들과 성별, 출생일, 거주지역이 같은 동수의 정상 아이들이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됐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중 흡연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 아이가 적게 노출된 아이에 비해 조현병 발생률이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브라운 박사는 밝혔다.
임신 중 흡연 노출의 정도는 임신 1기(첫 3개월)와 2기 초반에 채취된 모체의 혈액샘플 분석에서 ‘코티닌’이 얼마나 검출됐는지로 판단했다. 코티닌은 니코틴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대사부산물이다. 혈중 코티닌 수치가 높은 여성일수록 자녀의 조현병 발생률이 높았다.
부모의 정신질환 병력, 사회경제적 형편, 임신 때 어머니의 연령 등 자녀의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고려해도 결과는 같았다.
브라운 박사는 “니코틴은 태반을 통해 손쉽게 태아의 혈류 속에 들어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출생 후 아이의 정신기능에 장단기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흡연과 조현병 위험도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산, 저체중아 출산, 구개열과 구순열 같은 출생결함, 영아 급사증후군(SIDS),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은 연구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미국 정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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