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부채가 이처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이런 폭증세를 멈추기 위해서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은 사업자금을 위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최근 50세 이상 중·고령층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자영업에 뛰어드는 비율이 늘고 있다는 건데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고령층 세명중 한명은 사업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50세 미만 16%에 비하면 두배 가까운 비율입니다.
사업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용 담보대출 역시 50세 이상이 21%로, 13%를 기록한 50세 미만에 비해 높았습니다.
이처럼 50대 이상 중·고령층이 주택마련용이 아닌, 사업용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은 것은 명예퇴직했거나 은퇴한뒤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이나 임대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이런 은퇴자들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해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업자금 용도 대출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가계부채 부실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KDI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이 배제되고 있다”면서 “중·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0조원. 이중 ‘사업자금 마련’ 주택담보대출금액은 150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22.8%였습니다.
조기 퇴직과 은퇴로 베이비부머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집담보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쓰는 사례가 늘면서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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