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며 사료 관련 파생상품과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돈육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공급 확대 등 ‘돼지 사이클’이 사료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26일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돈육 가격은 지난해 초 ㎏당 18위안(3,300원)에서 최근 27위안(4,9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조사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은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3.5% 상승하는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돼지고기 수입국이다.
가격 상승에 따라 중국 양돈업자들의 생산 확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하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와 돈육 생산량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 추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생산 확대로 반전, 내년에는 완연한 생산 증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농업청도 지난해 5,671만톤으로 전년보다 3% 감소했던 중국의 돈육 생산량이 내년 4%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돈육 가격의 상승에 따라 시장 공급 확대가 이어지는 현상은 ‘돼지 사이클’로도 불린다. 이는 1920년대 미국 양돈시장의 경기 사이클에 착안한 이론으로 가격이 오르면 양돈업자들이 더 많은 돼지를 키우기 때문에 얼마 후에는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돈육 생산이 늘면 사료와 관련된 금융상품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한다. 통상 식용으로 키우는 비육돈 한 마리를 키우려면 330㎏의 사료가 필요하다. 중국의 돈육 공급량이 지금까지의 사이클대로 늘어난다면 올해 1,100만톤의 사료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자산은 대두 등 사료용 곡물 파생상품, 사료 관련주 등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곡물 파생상품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콩 선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농산물 선물’ 같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신한금융투자의 옥수수 선물 상장지수채권(ETN)이 있다.
특히 대두(콩)는 재고가 넘치는 옥수수와 달리 중국의 수요가 넘쳐 전망이 밝다. 코덱스 콩 선물 ETF 역시 지난 3월 이후에도 24%가 올랐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농산물 상품 역시 여타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혜윤 삼성자산운용 ETF 매니저는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달러 강세에 따라 대두 등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혜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097950)과 대상(001680)이 꼽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10곳 이상의 사료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바이오 공장 2곳에서 사료 첨가제인 라이신·쓰레오닌 등을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라이신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이밖에 중국의 대표적인 사료 생산업체로는 ‘신희망그룹’ ‘대북농’ ‘화풍목업’ 등이 있다. 유경하 연구원은 “양돈 업체와 사료업체에 그치지 않고 곡물 메이저, 몬산토 등의 종자회사, 마지막으로 비료회사까지 순차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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