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가 급랭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차이잉원 정부가 ‘중화민국 대만’이라는 새로운 국가 명칭을 채택하며 탈중국 움직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대만 새 정부의 린취안 행정원장(총리)은 지난 26일 입법원에 제출한 시정보고서에 중화민국 대만이라는 명칭을 세 차례 사용했다고 홍콩 봉황망이 27일 보도했다.
린 원장은 새 정부의 외교방책을 밝히며 “국제사회에서 중화민국 대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만 정부는 대외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운 중국의 요구로 ‘중화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써왔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과 ‘중화민국’이라는 호칭이 쓰이는 것을 모두 막고 있다. 대신 중화 타이베이라는 명칭에만 반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무엇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명칭은 대만으로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어긋나며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표현으로 여기고 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취임 이후 첫 외빈면담 때도 자국 정부를 중화민국 정부 대신 대만 정부로 표현하며 ‘탈중국, 대만 정체성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차이잉원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중화민국 대만이라는 호칭을 고집할 경우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최근 대만 기업인들과의 회담에서 “대만 독립의 길은 오직 죽음의 길”이라고 강도 높은 어조로 경고하기도 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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